지난달 금요일 밤 열한 시, 합정역 1번 출구에서 서강대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보이는 골목. 나는 그 근처 카페에 앉아서 커피나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게 취민데, 그날따라 셔츠룸 앞에서 전화통에 이빨을 갈고 있는 남자들이 눈에 들어왔다. 예약 잡았는데 딜레이됐네, 룸 차지가 왜 이래, 인원수 맞췄는데 추가 붙었네. 다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.
여기서 그냥 지나치면 되는데, 내가 좀 불쌍한 놈들을 그냥 못 보는 캐릭터라서. 팝콘 하나 까고 앉아서 정리 좀 해본다.
예약 전에 물어봐야 할 질문, 근데 아무도 안 물어봄
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하자. "룸 차지 별도예요, 아니면 타임에 포함이에요?" 이거 한마디 안 하고 예약 잡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. 룸 차지가 별도라는 건, 타임 요금 말고 인당 기본료가 붙는다는 뜻인데, 이게 만원에서 이만원 사이로 천차만별이다. 2024년 기준으로 마포 쪽 업장 레인지가 그렇다.
근데 여기서 함정이 하나 더 있다. "맥주 무제한입니다"라고 써놓고 시간제한이 걸려 있는 케이스. 예를 들어 타임 두 시간이라고 쳐도, 실제로 맥주 무제한은 첫 한 시간까지만이고 나머지는 유상 제공이라는 식. 이런 건 예약 전에 딱 잘라서 "무제한 기준 시간이 타임 전체인가요"라고 물어봐야 한다.
담당이랑 마담, 둘 다 만나는 게 정상이다
이건 약간 전문적인 건데, 셔츠룸 시스템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알 테지만. 담당이랑 마담이랑 다른 사람이고, 둘 다 별도 커미션이 붙는 구조다. 손님이 "이 사람 지명하고 싶은데" 할 때 지명료가 발생하거든. 근데 이 지명료가 업장마다 다르고, 심지어 같은 업장이라도 요일별로 바뀐다. 금요일이면 프리미엄 붙는 곳도 있으니, "지명할 때 추가 비용 있어요"는 당연히 물어봐야 한다.
나는 이 근처 셔츠룸 업장 정보를 정리해둔 곳이 있는데, 이곳의 추천 정보에서 최신 단가표랑 리얼 후기를 확인할 수 있다. 여기서 업장별로 가격대를 비교해보면 감이 좀 온다.
가장 흔하게 당하는 실수, 인원수 기만
인원수 관련해서 가장 흔한 눈탱이 패턴이 있다. 예약할 때 "네 명 예약 가능하냐"고 하면 "네 가능합니다" 해놓고, 막상 가니까 최소 인원이 다섯 명이라며 인원 충족 안 됐다고 딜레이 걸거나 추가 요금 붙이는 케이스. 또는 한 명이 빠지면 인원 미달 페널티가 있다는 식으로.
이거 진짜 빈번하다. 그리고 당황한 손님이 "그럼 어쩌지" 하면 그때서야 "한 명 더 오시면 룸 차지 면제해드릴게요" 같은 유도를 건넨다. 이건 약간 밀당인데, 미리 "최소 인원 미충족 시 페널티 조항이 있나요"를 예약 단계에서 확인해야 한다.
사실 이런 거 다 뚫어보면 업장이 악의적인 경우보다, 손님이 아예 질문 안 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훨씬 많다. 나는 이RGBOOT를 직접 겪어본 건 아니고 구경하면서 본 패턴이다. 내 기준으로 정리하면, 예약 전에 반드시 확인할 건 딱 세 가지다. 룸 차지 포함 여부, 인원 미충족 시 규약, 그리고 추가 요금이 붙는 모든 경우의 수. 이 세 가지만 물어봐도 눈탱이 확률은 확 줄어든다.
여러분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는데, 나는 그냥 팝콘 들고 보는 입장이라서.